[선교 전망대] 혼자 다 하려는 한국 선교사 직업 사역 대신 목사 선택 미개척지 없어지면 어쩌나
입력 2010-06-07 20:46
목사와 평신도 구분이 뚜렷하고 역할이 대비되는 한국교회 상황처럼 선교사 역시 비슷한 구분이 존재한다. 현재 한국 선교사들의 3분의 2가 되는 1만4000여명은 목사 선교사로 집계된다. 목사 선교사는 대부분 교단선교부가 파송한 선교사들로 90% 이상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들은 선교지에서는 주로 교회 개척과 목회 사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교회의 현대 선교는 주로 목사 선교사들에 의해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를 개척했고 현지인들에게 세례를 주며 제자화시켰다.
평신도로서 선교사 소명을 받았던 신자들은 보통 1∼2년의 선교훈련을 받고 파송된다. 목회자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일을 하지만 목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성찬예식을 인도할 수 없거나 축도 등을 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사역의 효율성을 위해 선교활동 중 신학교육을 받아 목사 안수를 받는 사례도 속출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교회만의 독특한 점이다. 서양 선교사들은 자신의 전문 직업에 맞게 평생을 사역한다. 의사와 간호사 선교사라면 그 역할에 충실한다. 비행기 조종사 선교사라면 그 일만 평생 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의사라도 교회를 개척해야 하고 세례를 주려고 한다. 선교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선교의 독특한 점이라고 꼽는다.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려는 개척정신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점은 한국인 선교사의 저돌성 등으로 표현되면서 서구 선교사들이 해내지 못했던 미개척지 개척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10∼20년 후엔 목사 선교사가 필요 없을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계 선교의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더 이상 교회가 없는 곳이 없게 됐고 이슬람권이나 공산권 등은 목사 선교사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특정 기술이나 직업을 가진 전문인 평신도 선교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직업 속에서 선교를 수행할 평신도들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 개척이나 성찬예식은 누가 인도할까. 큰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현지인 목회자들이 어디든 있으니까.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