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직개편안 발표… “2014년까지 1100명 줄이고 게이트 키핑 강화”
입력 2010-06-07 18:14
KBS는 7일 6본부 3센터에서 5본부 3센터로 조직을 개편하고, 2014년까지 1100명을 줄이는 등 전방위적인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큰 폭의 인원감축, 게이트 키핑 강화 등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해 KBS 부사장은 “시청자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기존 6본부 3센터에서 5본부 3센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시청자 센터는 시청자 본부로 확대되고 편성본부는 편성센터로 축소됐다.
특히 시청자 센터의 확대는 KBS가 수신료 인상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다. 또한 제작 중심의 TV본부는 콘텐츠의 기획과 유통을 총괄하는 콘텐츠본부로 확대, 재편됐다.
콘텐츠본부 안에는 교양, 다큐, 예능, 드라마 등 장르별 기획부서가 생기고 다큐멘터리국이 신설된다. 보도본부에는 이례적으로 시사제작국이 신설된다. 최철호 기획팀장은 “심층뉴스를 강화하기 위해 기자와 PD가 협업하는 시사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신입사원도 기자와 시사교양PD로 나눠 선발하던 것을 방송직군으로 통합해 선발한다.
하지만 ‘추적60분’과 같은 ‘PD저널리즘’의 프로그램들이 보도국의 통제 하에 놓이면 제작 자율성이 침해될 거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KBS 노조 김우진 홍보국장은 “PD의 자율성이 보도국 안에서는 적극 펼쳐지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막게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KBS는 취재 소재를 고르는 ‘게이트키핑’을 강화해 팀제에서 관리되지 않는 조직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본부장-국장-부장-차장으로 이어지는 ‘국부제’로 전환해 기사작성과 영상제작 단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게이트키핑’을 도모한다.
취재의 자율성이 훼손된다는 우려에 대해 최철호 기획팀장은 “게이트키핑은 KBS만 유독 강화하는 것이 아니고 BBC 등 해외 선진 언론도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취재의 독립성 훼손은 기우”라고 답했다.
2014년까지 1100명을 줄이는 인력감축안도 뜨거운 감자다. 현 정원 5500명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을 정년퇴직, 명예퇴직, 주변업무 자회사로의 이관 등을 통해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안희구 경영개혁단장은 “명예퇴직과 임금피크제, 의무 안식년제를 도입해서 점차적으로 인력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유사업무를 통폐합하고, 비핵심 업무를 자회사로 이관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근무평가 불량자는 면직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고 중계기술과 영상편집의 아웃소싱 방안 등도 실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 적정 수신료 가격은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을 받기 전이어서 공개되지 않았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