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나오토 내각, 반 오자와 그룹 대거 포진
입력 2010-06-06 21:58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민주당 대표 겸 신임총리가 지난 5일 밤 내각과 당의 요직을 반((反)오자와 그룹으로 채우는 인사를 발표했다.
당초 방침대로 당의 요직인 간사장에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행정쇄신상을,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을 각각 내정했다. 재무상에는 노다 요시노코(野田佳彦) 재무성 부대신(차관)을 승격시키기로 했다. 오자와 그룹과 거리를 두고 있는 렌호(蓮舫) 참의원 의원(초선)도 소비자담당상에 발탁됐다. 당정 핵심 요직을 반오자와 인사로 채운 것이다.
◇반오자와, 당·내각 요직 싹쓸이=간 총리는 내각을 전면 물갈이하는 대신 빈자리를 메우는 방식을 택했다. 외상과 방위상을 포함한 11명의 각료를 유임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부와의 국정 연속성과 안정을 꾀했다. 하지만 빈자리는 반오자와 인사로 대거 포진시킨 것이다. 당내 최대 세력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그룹의 배제가 인사의 핵심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6일 전했다.
간 총리는 당 대표 경선에서 경합을 벌인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중의원 환경위원장을 요직인 국회대책위원장에 내정했다. 하지만 오자와 측 반발을 무마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는 7일 열리는 민주당 중·참의원 임시회에서 이번 인사 방침에 대한 동의를 얻은 뒤 8일 새 내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당 쇄신 승부수? 분열로 가는 길?=간 총리는 오자와의 영향력에서 독립하고 정권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에서도 참의원 선거에 ‘간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워야 승산이 있다고 봤다. 민주당은 중·참의원 423명 중 150명이 포함된 오자와 그룹을 비롯해 하토야마(70명) 간(50명) 등 8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간 총리는 금권정치로 비난을 받아온 민주당이 새롭게 탄생하려면 오자와 색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앞세워 반오자와 그룹의 지지를 확보했다.
오자와는 침묵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6일 오자와가 이번에는 넘어가는 대신 9월 당 대표 선거 때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당 내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자와계를 배제한 것은 9월에 당 분열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오자와가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 총리의 정치력 첫 시험대가 될 7월의 참의원 선거 일정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우정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16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선거는 7월 11일에서 25일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