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부진한 美 고용지표, 회복 여지 남아

입력 2010-06-06 17:57


올 들어 주말이 편치 않다. 지난 주말에도 헝가리 재정불안, 5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 뉴스가 잇달아 터지면서 뉴욕증시가 3% 이상 급락했다.



헝가리 재정불안 보도는 유로 환율이 4년 만에 1유로당 1.20달러선이 붕괴될 정도로 공포감을 줬다. 하지만 헝가리가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많다. 헝가리 신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부인하며 수습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헝가리 경제가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되고 있어 이번 주 경제정책 실행계획이 발표되면 진정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의 부진은 우려할 만한 악재다. 5월 미국 비농업취업자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인 전월 대비 43만1000명 증가했지만, 인구조사에 따른 정부의 임시직 취업자를 제외하면 민간부문 취업자가 4만1000명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고용지표를 들여다보면 향후 고용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했다. 올해 미국 고용회복의 단초 역할을 하고 있는 제조업 취업자가 지난달에도 2만9000명 늘며 서비스업 취업자 회복 여지를 남겨 놓았다.

여기에 고용 선행지표인 근로시간이나 민간 임시직 취업자, 그리고 시간당 임금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민간 노동소득도 임금상승과 근로시간 확대에 힘입어 전월 대비 0.6% 오르며 소비회복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했다. 미국 개인저축률이 4월에 재차 상승한 데서 나타나듯이 기업도 유로존 불안에 반응한 것이지 지난 2년간처럼 다시 감원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부진은 세계경제 회복강도를 약화되거나 지연시키는 요인임에 분명하다. 다만 지난달 고용지표가 하반기 세계경제 침체를 예고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다. 주식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극심한 하락추세를 예단할 필요는 없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