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축구장 3배 크기’ 시대… 한진해운 국내 첫 1만TEU급 인수
입력 2010-06-06 17:57
한진해운은 6월 말 또는 7월 초 삼성중공업으로부터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국내 해운업계가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인수하기는 처음이다.
20피트 컨테이너를 9954개 실을 수 있는 이 선박의 길이는 축구장(100∼110m)의 3배가 넘는 350m에 달한다. 척당 가격은 1260억원이다. 한진해운 측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 덴마크 머스크가 1만2000∼1만3000TEU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적 선사가 1만TEU급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측은 컨테이너선 등 최근 세계 해운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미주 항로 등 태평양 노선과 유럽 노선에 이 선박을 투입키로 했다. 나머지 1만TEU급 4척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컨테이너선 경기 회복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국토해양부는 5월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171만8000TEU로, 지난해 같은 달(133만3000TEU)보다 28.9%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월간 최대 물동량이었던 2008년 3월(165만3000TEU)보다 3.9% 많은 사상 최대치다.
또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이달 기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홍콩∼로스앤젤레스 항로 단기운임은 2189달러로, 지난해 6월(949달러)에 비해 130% 올랐다고 밝혔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HRCI 역시 꾸준한 오름세다.
국적 컨테이너 주력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아시아∼미주 서부항로 기본운임을 FEU당 800달러, 동부항로는 FEU당 1000달러 인상안을 놓고 최근 화주업체들과 개별협상을 벌여 대부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아시아∼미주 서부 및 동부항로 FEU당 운임은 지난해(1000달러대)보다 크게 오른 1700∼2100달러 수준에 책정될 전망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