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차 발사 D-2] 400여차례 테스트… “실패 위험요소 모두 없앴다”

입력 2010-06-06 18:39


더 이상 좌절은 없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은 나로호 성공 발사를 위해 지난 10개월간을 절치부심하며 지냈다. 1차 실패의 원인과 대책을 찾기 위해 수백 번 실험했고, 최적의 발사를 위해 부품과 시스템도 보완했다. 성공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났다.

◇페어링 분리 실패 원인 분석=지난해 8월 25일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 후 1단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분리되면서 발사가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상단 로켓 윗부분에 부착된 2개의 페어링 중 하나가 분리되지 않았다. 목표했던 속도를 내지 못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결국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구로 떨어지면서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졌다.

곧 민간 전문가들로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이들은 나로호의 원격측정 정보, 분리화약 기폭 회로에 관한 지상시험 등을 통해 페어링 분리 실패 원인을 전기적 문제와 기계적 문제 두 가지로 압축했다. 전기배선 장치가 방전돼 이륙 216초에 분리화약이 폭발하지 않았거나 화약이 폭발했음에도 페어링 분리 기구가 불완전하게 작동돼 기계적 끼임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이인 교수(조사위원장)는 “페어링 분리 실패 원인을 조사하면서 저진공 환경에서의 방전발생 가능성, 위성분리 후 위성 운동특성 등 향후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도움이 될 만한 많은 사실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보완 연구 진행=항우연은 조사위원회가 나로호 성공 발사를 위해 제시한 다섯 가지 개선안을 모두 이행했다. 우선 분리장치에 방전 방지 효과가 큰 제품을 사용하고 케이블 연결 부위에 방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몰딩 처리했다. 페어링을 분리할 때 한쪽 페어링 분리 구동 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나머지 다른 한쪽 페어링 분리 구동 장치에 의해 분리화약이 기폭되도록 장치 구성도 변경했다. 페어링 분리장치 조립상태 확인을 위한 비파괴 검사도 강화했다. 기존의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페어링 분리를 방해할 수 있는 요소를 전부 제거한 셈이다.

발사대에 있던 빗물막이 철판도 제거했다. 빗물막이 철판은 나로호가 분출한 화염이 빠져나오는 구멍에 빗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지난 1차 발사 당시 부품 일부가 떨어져나가는 것처럼 보여 위험 가능성이 제기됐던 물체다. 항우연 채연석 연구위원은 “빗물막이 철판이 날아가는 각도는 발사체 궤도와 무관하지만 발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돼 없앴다”고 말했다.

◇발사 성공 위한 만반의 준비=항우연은 부품별 테스트까지 합쳐 총 400여건 가량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페어링 분리 시험 등 종합점검 차원의 실험도 10여회 치렀다. 우주와 동일한 환경에서 페어링 분리 실험도 10차례나 성공했다. 1차 발사 때 정상 작동이 확인된 발사대도 다시 점검했다. 나로호를 수직으로 세우는 이렉터 작동 시험부터 추진제 공급라인 자동연결장치 작동 시험, 고압가스 공급 시스템 성능 시험까지 약 4개월 동안 다양한 점검·인증 시험을 진행했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지난 10개월간 연구원 모두가 반드시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들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휴가도 반납한 채 연구에 몰두했다”며 “수백 번의 연구 끝에 새 기술도 습득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도록 한치 오차도 없이 남은 일정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