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추상적 풍경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 풀어내… 6월 8일 부터 한국화가 배명희 개인전
입력 2010-06-06 17:34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한국화가 배명희(55)의 그림은 수묵담채에 의한 표현양식의 단순함에서 비롯된 질박한 맛이 그윽하게 배어 있다. 다소 추상적이면서도 흐릿한 풍경을 배경으로 산이나 도시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景’(경) 시리즈로 풀어낸다.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모습을 ‘심상경’(心象景)이라는 이미지로 보여주는 작업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음속 산책으로 이끈다. 부산대 미대를 졸업한 뒤 부산예술대 교수를 지낸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과 국제예술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통기법에 변화를 추구한 모던화와 추상적·독창적인 화풍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 특별전을 수차례 열었고 지난해에는 일본의 대표적 미술공모대전인 제37회 전일전(全日展)에서 동양화 부문 외무대신상 수상으로 주목받았다. 외무대신상은 외국인 작가에게 주는 최우수상으로 출품작은 ‘경-여명’. 한국화의 전통과 역사성을 중시하면서도 현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작가는 “한국 전통 예술문화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돼 무척 기뻤다”면서 “일본과 중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한국화의 특성과 조형성을 폭넓게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그의 전시가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갤러리에서 마련된다. 9번째 개인전으로 녹음 우거진 ‘경-산사’, 서서히 밝아오는 빛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경-여명’. 붓질의 질감을 드러내는 ‘경-이미지 드로잉’ 등 신작 30여점이 출품된다.
주변을 기웃거리지 않고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위해 땀흘리는 작가의 기운생동(氣韻生動)이 화면에 잘 표현된 작품들이다. 전시장에 걸린 그림들은 팍팍하고 복잡한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마음의 휴식을 제공하는 이미지로 가득하다(02-781-9218).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