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가 거품 뺀 실속물량 쏟아진다
입력 2010-06-06 17:37
숨죽이고 있던 수도권 분양시장이 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거품이 빠진 분양가에 양호한 입지, 상품성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건설사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얼어붙은 분양시장을 녹일지 주목된다.
◇분양가 거품 빠진 수원, 분양시장 불씨 살릴까=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2만3124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5510가구)보다 35%가량 줄었다. 지역별로는 서울(3986가구)과 경기(1만2480가구) 등 수도권에 1만861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수원 지역에는 이달에만 3개 단지 4000여가구가 들어선다. 연말까지 모두 12개 단지 1만1000여 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원지역의 경우 주택 보급률이 93% 정도로 타지역에 비해 주택 수요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일부 10∼15년 정도 된 아파트 거주자들도 이주 수요층으로 흡수될 수 있어 건설사들의 분양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중순 수원시 정자동에 분양하는 SK건설의 ‘수원 SK 스카이뷰’는 전체 공급물량이 3498가구에 달한다. 올해 민간 업체가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일단지 중 최대 규모다. 아직 침체기를 겪고 있는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한꺼번에 대량 물량이 쏟아지는 건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SK건설 손지홍 마케팅 팀장은 “지금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이 규모 분양 물량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가격경쟁력과 입지, 상품성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부축 주거벨트로 꼽히는 수원은 2004년만 해도 3.3㎡ 분양가가 688만원선이었다. 이후 광교신도시 개발과 신분당선·분당선 연장구간 건설 등 잇따른 개발 호재로 2006년 말 고분양가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2007년에는 1316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오는 8일 청약이 시작되는 권선동의 ‘권선자이 e편한세상’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19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수원 SK스카이뷰도 1200만원대 안팎으로 맞춰졌다. 최고점 대비 100만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실수요층 노린 중소형으로 공략=실수요자층에 맞춘 주택 유형은 건설사들의 핵심 마케팅 포인트다. 권선자이 e편한세상은 일반분양분 604가구 중 75%(452가구)가 중소형(59∼84㎡)으로 이뤄졌다. SK스카이뷰도 전체 물량 중 국민주택 규모(84㎡형) 이하가 71%(2477가구)로 구성됐다. 올 하반기에 공급되는 서수원 블루밍 2차 아파트도 중소형이 72%를 차지한다.
평면을 비롯한 편의시설 업그레이드 경쟁도 치열하다. SK 스카이뷰는 신개발 평면인 ‘플러스 알파(+α)존’으로 고객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주택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내부 면적을 모아 자녀 공부방이나 놀이방, 각종 보관함, 내부 정원 등으로 꾸밀 수 있도록 평면을 설계한 것. 84㎡형을 기준으로 최대 14㎡(4평)까지 제공된다는게 업체 설명이다. 이밖에 권선자이 e편한세상은 최대 2m 폭의 광폭 발코니를 적용했고, 타운하우스인 ‘광교 에일린의 뜰’에는 국내 최초로 6m 폭의 테라스 하우스가 선보일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주택 경기 침체에다 청약물량이 감소하면서 주요 알짜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