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미드’ 영화도 通할까… 핸섬한 사내들 ‘A특공대’-아찔한 그녀들 ‘섹스 앤 더 시티 2’
입력 2010-06-06 17:41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드(미국 드라마) 두 편이 영화로 돌아왔다.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A특공대’와 90년대 이후 여성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섹스 앤 더 시티 2’다. 관심은 한가지다. 영화가 드라마보다 재미있을까?
◇돌아온 A특공대=지상파 TV로만 미드를 시청할 수 있었던 80년대 A특공대의 인기는 대단했다. 특히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한 흑인 B.A의 인기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였다. 하지만 방영된 지가 오래된 탓에 요즘 미드를 주로 시청하는 젊은층에게는 낯선 면이 있다. 영화도 이를 의식한 듯 영화 도입부에서 각 인물을 친절하게 설명하며 시작한다.
A특공대는 작전 수립의 대가 한니발(리암 니슨 분)이 계획을 세우면 화려한 외모와 언변을 앞세운 멋쟁이(브래들리 쿠퍼)와 스릴을 즐기는 조종사 머독(샬토 코플리) 그리고 파이터 B.A가 실행해 옮기는 과정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영화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올드팬이라면 과거 TV에서 보던 A특공대만큼 압도적인 느낌을 받기는 힘들 것 같다. 작전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치밀하지 못하다. 액션신의 양은 풍성하고 질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다소 어설퍼 보이는 계획이 착착 들어맞는 것은 억지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다행인 것은 영화 캐릭터가 원작과 잘 맞는다는 점이다. 특히 B.A 역을 맡은 이종격투기 선수 퀸튼 잭슨은 강한 인상에 모히칸 헤어스타일까지 갖춰 원작의 인물과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신 시가를 물고 여유있는 표정을 짓는 리암 니슨도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근엄함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드라마의 A특공대가 퇴역 군인들의 의뢰를 받고 사건을 해결해주는 자경단이었다면 영화속 A특공대는 현역 군인이라는 차이가 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그들은 일을 바로잡고 명예를 회복하고자 임무를 수행한다. 10일 개봉. 15세가.
◇이제는 중년 여성=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예습이 필요하다. 배경 지식 없이 영화를 바로 보면 이해하지 못하는 게 한둘이 아니다. 반대로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본 열혈 팬이라면 오랜 만에 나온 새로운 에피소드에 열광할 만하다.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 사만다(킴 캐트럴),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 미란다(신시아 닉슨)도 이제는 중년이 됐다. 1998년 첫 번째 시즌이 시작됐으니 벌써 12년이나 흘렀다. 다들 나이에 걸맞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빅과 결혼 2년째인 캐리는 슬슬 결혼생활에서 갈등이 오기 시작하고, 두 아이의 엄마인 샬롯은 육아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다. 사만다는 갱년기가 두려워 하루에 수십 개 이상의 약을 먹고 있다. 미란다는 자신을 무시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화려함은 여전하다. 무대는 아부다비다. 사만다가 호텔 홍보 의뢰를 맡으면서 모두 아부다비의 최고급 호텔로 여행을 떠난다. 에어버스 A380의 최고급 1등석을 타고 호텔에서 이동할 때는 전 세계에 2600대밖에 없다는 다임러 AG 마이바흐를 탄다. 머무는 숙소는 만다린 오리엔탈 마라케시 호텔로 개장 전에 영화를 찍어 배우들이 처음 이용하게 됐다. 하루 숙박비만 2만2000달러짜리 스위트룸에서 잘생긴 꽃미남들이 한 사람씩 시중을 들어준다. 낙타를 타러 갈 때조차도 명품을 온 몸에 걸치는 이들의 화려함은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영화는 아부다비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너무 야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사실 영화는 다른 영화에 비해 야한 편은 아니다. 그보다는 보수적인 아랍 사회에서 자유분방한 이들의 모습이 불편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주도적인 모습이야말로 여성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다. 10일 개봉. 18세가.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