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문화 서포터즈-씨너스명동 곽성훈 대표] 손해 볼 거 뻔히 알면서도 기독교 영화 장기 상영

입력 2010-06-06 18:01


영화관은 개봉될 영화의 흥행 가능성 여부를 철저히 따진다. 따라서 아직까지 기독교 영화는 일반 극장 개봉이 어렵다. 흥행은 곧 입장료 수입으로 이어지고, 반대로 빈 좌석이 많을수록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씨너스명동은 이런 손해를 감수하고 기독교영화를 스크린에 올린다. 그것도 장기 상영한다. 메시아닉 주를 다룬 영화 ‘회복’과 기독교학교의 미식축구팀이 신앙으로 해체위기를 극복하는 외화 ‘믿음의 승부’가 이곳에서 각각 1월, 4월 개봉됐다. 두 영화는 지금도 상영 중이다.

이 극장의 대표 곽성훈(40·사진)씨는 “본인 신앙 때문이라기보다 영화 제작자들의 신앙 때문”이라며 “기독영화에 대한 이들의 열정과 삶이 감동을 줬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기독영화가 있는지도 몰랐다. 씨너스명동 건물의 건축시행을 맡아 돈을 벌고 극장까지 운영하는 그는 이전에는 소위 주먹세계에 몸담았다. 서울의 유명 폭력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곽 대표를 그냥 버려두지 않았다. 사업상 알게 된 기독인들은 그에게 복음을 계속 전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았다.

급기야 모든 것을 잃었다. 건강을 잃고 심장수술을 했고, 폐차할 만큼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겨우 목숨을 건졌다. 사기를 당해 재산 대부분을 잃었다. 체면도 완전히 구겼다. 그때서야 곽 대표는 “하나님께 항복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초신자다. 1년 전 교회에 등록했고, 소모임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전도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요즘은 예전에 알던 이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주일날 교회에 데려갈 생각으로 만나자 했더니 술이 안 깬 채 나타난 친구는 최근 새 신자로 등록했다.

악명 높은 한 친구는 최근 뇌출혈로 수술을 앞두고 기도를 부탁했다. 곽 대표가 차에서 들려준 찬송가가 계속 귀에 들리더라고 했다. 그 친구는 회복된 후 크리스천이 됐다.

신앙을 갖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게 또 있다. 그는 두 달에 한 번씩 탈북자 학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시간을 함께 보낸다. 최근엔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불량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변화되는 영화 ‘걸 파이브’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곽 대표는 “인터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예수님 믿고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 더 바뀌고 닮아가야 할 부분이 다른 기독인들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먼 훗날 더 많이 변화되면 이 극적인 삶을 영화로 만들어 은혜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기독영화 상영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