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천안함 군사도발 세계평화에 중대한 문제” MB 亞안보회의서 기조연설
입력 2010-06-04 22:03
이명박 대통령은 4일 “북한은 지금 핵을 추구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남아 있느냐 또는 핵을 포기하고 경제발전과 남북공존의 길을 갈 것이냐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문제는 결국은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되겠지만 천안함 사태 해결 없이는 6자회담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북한이 평화를 선택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에 대한 기대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제재와 관련,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원을 지속할 수는 없다”며 “북한이 책임을 인정하고 다시는 도발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보장과 핵 포기를 결심해야 우리는 북한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가운데, 한국 해역에 몰래 들어와 기습적인 군사도발을 일으키고도 아무런 반성도 없이 열리는 6자회담은 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번에도 북한을 용인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해치는 것”이라며 “북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의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 87년 KAL기 폭파사건 등을 거론하고, 이번에 천안함 사태가 묵인된다면 북한의 도발이 되풀이되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여당이 패배한 6·2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을 경우 대북 압박정책을 계속할 것임을 재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모든 나라들이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는 이때, 오직 유일하게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라며 “북한 지도부는 지난 5월 28일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최종결과문서의 북한핵 포기 촉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