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나오토 총리 시대] 간 나오토 누구… 개혁성향 뚜렷한 자수성가형 관료주의 고질 맞서 주목받아

입력 2010-06-04 18:18


일본의 제94대 총리로 지명된 간 나오토(菅直人·63) 부총리 겸 재무상은 세습 정치인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는 달리 맨손으로 정치에 뛰어들어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의 인생은 오뚝이와 같다. 도쿄공대 응용물리학과에 들어갈 때도 재수했고, 변리사 시험도 삼수 끝에 1971년 합격했다. 국회의원도 3번 연속 낙선한 뒤 1980년 사회당 계열인 사회민주연합 소속으로 당선됐다.

총리도 재수를 한 셈이다. 98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자민당이 참패하고 간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이 약진한 여소야대 의회가 구성됐을 때,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이끌던 자유당과 일본공산당·공명당·사민당 등은 간 대표를 총리로 지명했다. 그때도 중의원(하원)이 자민당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외무상을 총리로 지명하면서 무산됐다.

그는 또 자민당에 한 번도 몸담은 적이 없는 골수 야당 인사였다. 하지만 다른 정치인들이 꺼리는 토지·보건·경제 분야에 뛰어들어 일본의 병폐인 관료주의와 맞서면서 주목받았다. 96년 후생상을 맡았을 때 혈액제제에 의한 에이즈 감염이 관료의 잘못임을 입증하는 서류를 찾아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지난해 집권 이후에는 국가전략상과 재무상을 맡아 ‘관료주권 국가에서 국민주권 국가로’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정책 분야를 사실상 총괄해 왔다.

진보적 정치인답게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했고 역사 왜곡 교과서의 시정도 촉구해 왔다. 외국인 지방참정권 허용에도 찬성 입장이다. 일한의원연맹 소속이며 일조(북일) 국교정상화 추진 의원연맹 고문도 맡았다. 취미는 스쿠버다이빙과 야간 인터넷바둑.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