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규모 연합훈련 연기… 대잠훈련은 예정대로 월말 개최

입력 2010-06-04 18:13

7일부터 나흘간 서해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됐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4일 “내주초 열릴 계획이엇던 한·미 연합훈련이 미국 측 준비사정을 감안해 2∼3주 연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잠수함 침투 및 도발에 대한 대잠훈련은 예정대로 이달 말이나 7월초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당초 내주초 부터 서해에서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와 호위함, 잠수함 등 항모 전단이 참가한 가운데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펼칠 예정이었다. 이번 훈련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양국의 확고한 입장을 과시하고, 북한의 추가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계획됐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훈련 연기가 조만간 유엔 안보리에서 천안함 사태 논의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정치적 고려가 감안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국이 항공모함까지 동원되는 서해상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도 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아시아 국가들과의 안보 회의차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있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연합훈련에 파견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정부 측과 대잠수함 훈련을 강화하는 등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도 “항공모함 파견이 임박하지 않았다”며 “아직 이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