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 이제 피자 대신 묵밥 드세요

입력 2010-06-04 17:36


12일 오후 8시30분, 17일 오후 8시30분, 23일 오전 3시30분. 요리연구가 서민정(라임)씨 수첩에 별표가 그려져 있는 날들이다. 무슨 날이냐고?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축구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12일은 그리스, 17일은 아르헨티나, 23일은 나이지리아와 태극전사가 한판 붙는 날이다. 서씨가 ‘결전의 날’들을 표시해놓은 것은 그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축구를 무척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서다.



“8시30분에 시작하면 10시가 넘어서 끝나겠지요. 보는 동안에도 무언가 먹을 것이 필요하겠고, 보는 동안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 테니 야식도 찾겠지요.”

다른 나라 경기도 보겠지만 우리나라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챙겨볼 남편을 위해 서씨는 야식을 준비할 계획이란다. 삼삼오오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서 응원을 하며 TV를 보다보면 먹자판이 벌어지게 마련. 그래서 월드컵 기간 중 피자집, 통닭집 전화가 불통이라고 하지 않던가.

서씨는 “월드컵 응원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야식 먹는 재미라지만 피자, 양념통닭, 과자, 탄산음료 등은 고칼로리, 고지방식, 염분이 높은 음식이어서 밤에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맛있는 다이어트 레시피’ 저자로 이달부터 신세계아카데미에서 ‘맛있는 다이어트 레시피’ 쿠킹클래스도 열고 있는 다이어트 요리 전문가인 그녀가 남편을 위해서 준비할 야식은 무엇일까? 경기를 보면서 심심풀이로 먹기 딱 좋은 채소칩, 간장과 청양고추로 양념한 뒤 오븐에 구워 느끼함과 칼로리를 최대한 줄인 닭오븐구이, 그리고 포만감은 있으면서 칼로리는 매우 낮은 도토리묵밥이다. 도토리묵밥은 특히 새벽경기가 있는 날을 위해서 준비한다고. 밤을 거의 샐 터이니 간식거리보다는 좀 더 든든한 먹거리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채소칩(4인분, 1인분 15㎉)

<재료>감자·고구마·사과·단감 ½개씩, 연근·당근 ⅓개씩, 단호박 ⅛개, 애호박 ⅔개, 표고버섯 2개, 식용유 소금물 약간씩.

<만드는법> ① 채소와 과일은 껍질째 씻어 준비한다. ② 감자 고구마 연근 등 전분기가 있는 채소는 1∼2㎜ 두께로 썬 뒤 옅은 소금물에 담가서 전분기를 빼준다. 그 외 채소와 과일도 1∼2㎜ 두께로 썬다. ③ 채소와 과일의 물기를 닦고 약간의 오일을 뿌려 버무려 준 뒤 꼬치에 일정 간격을 두고 끼운다. ④ 전자레인지에 넣어 6분 정도 돌려주는데 1분30초 간격으로 쉬었다 돌려 바삭해지면 꼬치에서 빼서 접시에 보기 좋게 담는다. 140도 오븐에 넣어 40분 정도 구워도 된다.

◇닭오븐구이(4인분. 1인분 306㎉)

<재료> 닭1마리(약 900g), 밑간(소금·후추 약간씩, 포도씨유 ½큰술), 소스(생강 1톨, 청양고추 1개, 간장·미림·청주 2큰술씩, 설탕 1½큰술, 고춧가루 1큰술), 양상추 3잎, 자몽 ½개.

<만드는법>① 닭은 먹기 좋게 토막을 내고 껍질과 살 사이에 붙어 있는 기름을 없앤 뒤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놓는다. ② 생강과 청양고추는 2∼3쪽으로 잘라놓는다. ③ 토막 낸 닭을 볼에 담고 소금 후추와 포도씨유를 넣고 버무려 밑간을 한다. ④ 소스재료를 냄비에 담아 1분 정도 약간 걸쭉해질 정도로 조린 뒤 체에 거른다. ⑤ 닭을 오븐 팬 위에 담아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45∼50분 거의 익을 때까지 굽는다. ⑥ 소스를 1,2회 덧발라가며 10분정도 더 굽는다. ⑦ 닭구이를 2,3 조각씩 담은 뒤 적당한 크기로 자른 양상추와 자몽을 곁들여 낸다.

◇도토리묵밥(4인분, 1인분 114㎉)

<재료>도토리묵 1모, 애호박 ⅓개, 양파 ½개, 달걀 1개, 김치 150g 양념(설탕·참기름·통깨 1작은술씩), 무 100g 양념(식초 1큰술, 설탕·통깨 1작은술씩, 고춧가루 2작은술, 소금 ⅔작은술) 멸치다시마 육수 4컵(멸치 5g 다시마 5×5㎝ 1장, 무 80g, 양파 ⅔개, 파 ⅔대, 마늘 1½쪽, 통후추 8알, 물 4½컵, 청주 1큰술), 김 ½장, 식용유·국간장·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① 멸치는 대가리와 내장을 없애고 다시마는 젖은 행주로 표면을 닦은 다음 재료를 냄비에 담고 한소끔 끓으면 중불로 줄여 15분 정도 우린다. 그대로 식혀 체에 걸러 맑은 육수만 받아 식힌다. ② 묵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부드럽게 한 뒤 찬물에 씻어 체에 밭쳤다 채 썬다. ③ 무도 채 썰어 고춧가루 소금을 넣고 버무려 고춧물을 들인 뒤 식초 설탕 통깨를 넣어 무친다. ④ 애호박과 양파를 채 썰어 식용유를 약간 두른 팬에 볶아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⑤ 김치는 물기를 짠 뒤 송송 썰어 양념에 무친다. ⑥ 달걀은 지단을 만들어 채 썰고 김도 채 썰어 준비한다. ⑦ 육수에 국간장과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 ⑧ 그릇에 묵을 담고 양념김치, 볶은 채소, 달걀지단 등 고명을 얹은 뒤 ⑦의 국간장을 붓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