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이야기]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염료 감응 태양전지 뜬다

입력 2010-06-04 17:33


물질에 빛을 비추었을 때, 물질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인 ‘광전 효과’가 발견된 이래 많은 연구자들은 태양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져 왔다.

최근 석유 고갈 문제와 에너지 자원 부족 현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무한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그린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등 자연 에너지 중에서 특히, 태양은 수명이 약 50억년으로 추정되고 매초 800∼1000W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내뿜는다. 인류가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태양 전지는 이러한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장치다. 요즘 우리가 가정이나 공장 옥상 등에서 흔히 보는 것은 실리콘 태양전지다. 실리콘에 햇빛이 닿으면 전자가 발생해 한쪽 방향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흐름이 바로 전기다. 최근엔 실리콘을 쓰지 않는 ‘염료 감응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가 차세대 태양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과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2월 개최한 미래예측 국제 심포지엄에서 선정한 ‘10대 미래 유망 기술’에 DSSC 기술이 태양광 에너지 이용 분야 중 유일하게 포함됐다.

염료 감응 태양전지는 식물의 엽록소가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햇빛을 받으면 전자를 만드는 특수 염료를 사용하는 것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다르다. 빛이 들어오는 창(투명 전극)과 빛을 흡수하고 전자를 내뿜는 염료, 염료를 흡착시켜 전자의 이동 통로가 되는 반도체 입자들, 전자를 내어 놓은 염료에 전자를 다시 전달하는 전해질 등으로 구성된다. 태양 전지에 사용되는 염료는 넓은 영역의 가시광선을 충분히 흡수할수록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한양대 화학공학과 강용수 교수는 “염료 등 각 부분이 기능을 최대한 발휘해 전자의 흐름이 원활 할 때 가장 좋은 태양전지가 된다”고 말했다.

염료 감응 태양전지의 제조 단가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제조 공정이 간단하고 친환경적이다. 얇고 투명한 데다 염료의 색상에 따라 다양한 색도 낼 수 있어 건물 외벽이나 유리창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IST 태양전지센터 김경곤 박사는 “단, 에너지 변환 효율이 아직 10∼11%대로, 실리콘 태양전지(20% 이상)에 비해 낮다”면서 “앞으로 상용화하기 위해선 에너지 변환 효율을 높이고 대면적화(모듈화) 하는 기술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