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6월5일 오후 ‘결전의 땅’ 남아공 입성

입력 2010-06-04 18:03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석패한 허정무호가 5일(이하 한국시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꿈을 안고 남아공에 들어간다

조별리그 1차전 그리스전(12일 오후 8시30분)까지 남은 시간은 5일 기준으로 딱 1주일. 허정무호는 남아공 캠프 루스텐버그에서 그리스전 승점 3 획득을 위한 최종 리허설에 돌입한다.

한국은 4일 새벽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이자 남아공 우승후보인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40분 곤살레스 나바스(세비야)에게 결승골을 내줘 0대 1로 패했다.

나바스는 한국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골문 앞으로 약간 나와있던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몸을 날렸으나 나바스의 슛이 한국 골대 우측 상단을 정확히 뚫었다. 정성룡 실수라기보다는 나바스의 슛이 워낙 좋았다.

패했지만 태극전사들은 남아공월드컵 4강 이상 전력인 스페인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주축 선수들을 빼고 1.5진급으로 나선 스페인은 선제골을 뽑아내지 못하자 후반 들어 다비드 비야,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FC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등 베스트 11 멤버들을 투입하며 만만치 않은 한국 공략에 집중했다. 비센테 델 보스케(60)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한국은 상당히 잘 조직되고, 피지컬 컨디션이 좋은 팀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처럼 잘 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허벅지 안쪽 근육 통증으로 스페인전에 전혀 나서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러나 허정무호는 강팀 대비 전형인 4-2-3-1을 가동하며 박주영(AS모나코)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공격 루트를 실험했다. 스페인을 맞아 수비 위주 경기를 하다보니 공격 스피드가 날카롭지 못했고, 골 결정력도 뒷받침되지 못한 부분은 한국이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 때까지 좀 더 신경써야 할 과제로 남았다. 허 감독은 “남아공 본선을 앞둔 상황에서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시도했는데 2∼3차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아쉬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4일 남아공으로 출발했다. 허정무호는 5일 오후(현지시간 5일 오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한 뒤 차량으로 2시간 반 거리인 루스텐버그로 이동한다. 루스텐버그에선 도착 당일인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훈련한다. 루스텐버그 훈련 기간 중 그리스전 베스트 11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허정무호는 10일 첫 경기 그리스전 장소인 남부 해안도시 포트 엘리자베스에 입성한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