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09년엔 공동 다승왕이었는데… 아! 옛날이여”
입력 2010-06-04 18:03
구위가 확실히 지난해보다 못하다. 타자들은 결정구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 부상 여파, 혹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여전하다. 게다가, 일부 게임에선 운도 따르지 않는다.
지난해 나란히 14승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던 3명의 투수가 약속이나 한 듯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KIA 우승의 1등 공신으로 인정받는 로페즈와 조정훈(롯데) 윤성환(삼성)이 그들이다.
지난해 190⅓이닝을 던져 14승 5패를 기록했던 로페즈는 아직 1승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3.12(3위)였던 평균 자책점도 4.52로 치솟았다. 승부욕은 여전하지만 구위가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외곽을 찌르는 제구력은 물론 얄미울 정도로 배트 중심에서 벗어나던 공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몇몇 게임에선 야수들의 어이없는 실책 탓에 승리를 놓치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지 못하다보니 구위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명품 포크볼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지난해 최고의 각광을 받았던 조정훈은 어깨 부상 여파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승2패라는 성적 자체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점점 투구 내용이 나빠지고 있다.
5월에 2승을 거두긴 했지만 조정훈의 투구는 낙제점이었다. 직구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포크볼로 마무리하는 게 그의 투구 패턴이었지만 최근엔 자신감있게 공을 뿌리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구위가 떨어지다보니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고 피안타율도 급격히 높아졌다.
윤성환 역시 단 2승에 그치는 부진한 투구로 한동안 중간계투로 보직이 변경되기도 했다. 3일 KIA전에서 다시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윤성환은 시범경기 중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입은 게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즌 초반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선발투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구질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