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민심 대이동] ‘한명숙 패배’ 유탄 맞는 노회찬
입력 2010-06-04 08:45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낙선하자 선거를 완주했던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엉뚱한 유탄을 맞고 있다. 노 후보가 한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당선에 도움을 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 성향의 사람들이나 반 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쪽에서 나오는 불만이다.
노 후보는 개표 결과 14만3000여표를 얻어 득표율 3.3%를 기록했다. 한 후보는 오 후보에게 2만6000여표 차로 졌다. 따라서 노 후보가 사퇴해 3.3%의 야권표가 결집됐다면 한 후보가 쉽게 이겼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한나라당 2중대인가’ ‘노회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진보신당은 더 이상 진보란 이름을 팔지 마라’는 등의 비난 글을 쏟아냈다. 민주당 관계자도 “결과론이지만 노 후보가 단일화를 명분으로 사퇴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데 사실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실정을 평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진보신당은 한명숙 후보나 민주당과는 엄연히 다른 정치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진보신당 탓으로 돌리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노 후보의 홈페이지에도 “노 후보와 진보신당에 투표한 14만여표가 단일화하면 민주당으로 간다고 어떻게 자신하는가”라는 식의 옹호성 글도 다수 게재됐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오세훈 후보도 보수를 내건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가 사퇴하고 오 후보로 단일화했다면 오 후보가 낙승했을 것이란 얘기와 같은 이치”라고 노회찬 책임론을 일축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