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순 前 국무총리 별세
입력 2010-06-03 20:01
유창순 전 국무총리가 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18년 평남 안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양공립상업학교와 미국 헤이스팅스 대학을 졸업한 뒤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은행 총재, 상공부 장관, 경제기획원 장관 등 경제 관료를 두루 거친 우리나라 경제개발사의 산증인이다.
우리나라 경제개발 발전전략 수립에 깊숙이 관여한 그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장점과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감, 경제발전 원동력이 모두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믿었던 ‘사람희망론’의 전도사였다. 또한 경제가 발전하려면 규제보다는 자율과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인은 박 대통령과 통화관리 문제로 의견충돌을 빚어 사임했다가 5공화국 때인 81년 한국무역협회장으로 복귀했다. 82년 15대 국무총리를 지낸 고인은 89년 호남석유화학 회장에 취임했고, 그해부터 93년까지 제19∼20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는 등 산업화 시대의 경제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활동했다.
생전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81년 전경련 회장이던 정 명예회장을 도와 서울올림픽 유치에 기여했고, 2002년엔 정몽준 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21’ 창당추진위원장을 맡는 등 잠시 정치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애자씨와 아들 순정 순형 순일 순호 순제씨와 딸 진명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5일 오전 9시(02-3010-2631).
김경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