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표심, 무엇을 읽을 것인가… 언제나 겸손을 거울삼아 섬김의 리더십 보여주길

입력 2010-06-03 20:54


치열했던 선거전이 끝났다. 매스컴을 장식한 여권 지도부의 침통한 표정과 야권의 환한 웃음이 보여주듯 이번 선거는 여당의 패배와 야당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낙선된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흔히 선거는 민심의 표현이고 또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을 한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민심의 흐름을 보았다. 민심의 흐름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여당은 물론 야권 역시 예상 밖의 결과에 놀라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생각해 본다.

먼저 견제다. 민심은 견제를 택했다. 지금 대통령과 국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집권세력의 독주에 대해 민심은 견제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야권에 견제 세력이 되어 줄 것을 요구했다. 전권을 가진 권력의 일방통행식 독주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력을 지닌 자는 겸손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권력을 소유하게 되면 교만에 빠지기 쉽다. 교만은 바로 패망의 지름길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잠언 16:18).

사울을 보자. 그는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권력을 잡은 초기에는 겸손했다. 그러나 권력이 강화되면서 교만하게 되었다. 하나님께 불순종했다. 결국 망했다.

이번 선거에 패배한 여권은 깊이 자성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선거에서 승리한 야권 역시 오늘의 결과에 만족하고 오만에 빠지면 앞으로 여당과 똑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소통을 생각하게 된다. 여당의 문제는 국민과의 소통이 없었다는 데 있다. 사실 여당은 너무 일방적이었다. 4대강과 세종시 문제, 그리고 좁게는 각 지역 개발 현안에 대해서 국민, 주민과 소통하지 못했다. 정치는 물론, 현대 사회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외부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항상 저항을 받는다는 것을 역사는 증언한다. 야권도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권에 오늘의 패배는 충격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국가 경영의 소임을 계속 잘 해나가야 한다.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 권력은 어느 정도 견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견제 때문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한 더 큰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이번에 국민들이 지지해준 분들은 선거 운동할 때 머리 숙여 지지를 호소하며 열심히 잘 섬기겠다고 한 그 낮은 자세를 견지해 주기를 바란다.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펼치시라.

김경원 목사(서현교회·교갱협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