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기난사… 12명 숨져
입력 2010-06-03 19:01
잉글랜드 북서부 해변도시 컴브리아에서 2일(현지시간) 일어난 평범한 택시기사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영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컴브리아 경찰은 수사가 초동 단계라며 범죄 동기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20년간 택시기사로 일한 데릭 버드(52)의 3시간여에 걸친 ‘묻지마’ 총격에 최소 1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고 영국 언론이 3일 일제히 보도했다. 부상자 중 8명은 위독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1996년 스코틀랜드의 초등학교에서 16명을 숨지게 한 총기난사 사건 이후 최악으로 기록됐다.
버드는 이날 오전 동료 택시기사들과 말다툼을 한 뒤 2명에게 총을 쏘고 이후 차를 몰고 다니면서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인을 자신의 차 근처로 불러 쏘기도 하고 일하는 농부, 자전거를 타는 사람까지 대상으로 삼았다. 범죄 현장은 40㎞에 걸쳐 30곳에 달했다. 광기 어린 살해 행위는 수시간 뒤 그가 숲에서 자살하면서 끝났다. 자살 현장에선 총기 2정이 발견됐다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유산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총기난사의 첫 희생자는 그의 쌍둥이 형과 가족 법률 변호사였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90세가 넘은 노모는 요양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드의 친구는 그가 범행 전날 “앞으로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버드는 이혼하고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영국은 개인의 총기 휴대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버드가 당국의 허가 없이 총기를 소유한 것으로 보여 총기 관리의 허술함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