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민심 대이동] ‘김제동 효과’가 젊은층 결집시켰나

입력 2010-06-04 00:33

‘6·2 지방선거’에서 젊은층의 표심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면서 그 원인으로 ‘김제동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방송가에서 겪고 있는 일련의 ‘탄압’을 본 20대들이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투표장으로 모여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정치적 외압설을 불러일으킨 엠넷 ‘김제동 쇼’ 하차 사건은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는 기폭제가 됐다. 김씨의 소속사인 다음기획이 “엠넷이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행사 사회를 문제 삼아 방송을 연기하고 있다”면서 새 프로그램의 하차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정치권과 인터넷에는 ‘김제동 동정론’이 거세게 일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 “김제동씨 같은 양심적인 국민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서 “바로 내일,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노무현재단도 “서거한 전직 국가원수의 공식 추도식 사회를 봤다고 해서 이처럼 야박한 보복을 당하는 게 어느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정말 어이없는 상황에 화가 난다’ ‘표로 보여주겠다’는 댓글이 급속히 확산됐다.

김씨는 논란 속에서도 투표 독려를 하며 젊은층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투표 당일인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바람에 꽃씨들이 날리는 계절입니다. 무슨 꽃을 피울지 결정하는 자연의 투표입니다. 다들 꽃씨 하나씩 드셨지요”라며 투표를 꽃씨에 비유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제동씨처럼 대중이 친근하게 여기는 방송인이 억압받는다는 느낌은 현 정권에 대한 반발심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