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민심 대이동] 민주 수도권 46곳 석권… 선진당 텃밭 충청서 선전
입력 2010-06-03 21:42
기초단체장·지방의회 선거 결과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보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에서 더 큰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전국 기초단체장 228명 가운데 92명을 당선시켜 82명에 그친 한나라당을 눌렀다. 특히 승패의 척도인 수도권 66곳 선거구 중 46곳(70%)을 석권해 15곳(23%)에 그친 한나라당을 압도했다.
◇민주, 기초단체장 대거 포진=서울에서도 25명 구청장 중 84%에 해당하는 21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전체 230개 선거구 가운데 반이 넘는 158명을 내줘야 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당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당선자는 41명에 불과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2006년 선거에서 서울시 25곳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했지만 이번에는 강남 송파 서초 중랑 단 4곳에서만 당선자를 내며 참패했다. 경기도에서도 전체 31곳 중 10곳에서만 1위를 차지했고, 인천에서는 10개 지역 가운데 무투표 당선 지역이었던 옹진군을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승리하지 못했다.
충청 33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이 9곳, 한나라당이 8곳으로 균형을 이뤘다. 강원 18개 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10곳과 4곳에서 기초단체장을 배출했다. 군소정당 가운데서는 자유선진당이 충청권에서만 13명(39%)의 당선자를 내 맹주임을 입증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희비가 엇갈렸다. 야당 후보 단일화를 주도한 민노당은 인천 남동구와 동구 등 2곳을 포함, 기초단체장 3명을 배출했다. 또 울산시의원 6명 등 광역의원 23명, 기초의원 116명을 당선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반면 독자 행보를 감행한 진보신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곳도 얻지 못했다.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22명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방의회, 견제와 균형 황금비=2006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석권하다시피 한 지방의회도 대거 야권으로 넘어갔다. 총 680명을 선출하는 지역구 광역의원 집계 결과 민주당은 328명(47%)을 차지해 한나라당 252명(37%)을 가볍게 눌렀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38명, 18명의 당선자를 배출했고 무소속도 36명이나 됐다. 광역의원 비례대표에서 한나라당은 36명의 당선자를 내 32명인 민주당을 간발의 차로 눌렀다. 한나라당은 4년 전 지역구 광역의원의 79%, 2002년 선거에서도 70.7%를 차지해 지방의회 권력을 싹쓸이한 바 있다.
총 2512명을 뽑은 지역구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1087명을 배출해 가장 많은 당선자를 냈다. 민주당은 871명을 당선시켰다. 자유선진당이 95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민주노동당 90명, 진보신당 22명, 국민참여당 17명 순이었다. 376명을 선출하는 비례대표 기초의회에서는 한나라당이 162명, 민주당이 153명으로 균형을 이뤘다.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자치단체장과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지방의회가 특정 정당 출신 인사 일색이라는 점은 지자체 비리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지방의회에 대거 진출, 의회의 견제와 균형 기능이 강화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한나라당은 호남권에서, 민주당은 영남권에서 극히 저조해 동서 분할의 지역구도 현상은 지속됐다는 평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