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발야구’ 잘 안되네… 리그전체 타선 강해지고 용병 투수들 부진

입력 2010-06-03 19:15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8개 구단이 모두 신경을 쏟았던 부분은 선발 마운드의 힘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 KIA의 경우 막강 선발진이 우승의 요인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정상권 전력을 갖추고서도 매년 문턱에서 물러난 두산이 가장 대표적이다. 외국인 선수 쿼터를 모두 선발투수로 채웠고 13승 투수인 이현승까지 영입했다. 시즌 초엔 불펜요원 이재우를, 최근엔 임태훈까지 선발로 전향시켰다.

삼성도 장원삼을 트레이드하며 선발에 힘을 실었고, 나머지 팀도 대다수가 외국인 선수 쿼터를 선발 투수를 뽑는데 할애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모든 팀이 꿈꿨던 ‘선발 야구’는 아직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선발투수의 최고 덕목은 최소 5이닝 이상을 책임져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고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고, 뒤지고 있다 해도 1∼2점차를 유지해 게임 후반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역할이다. 그래서 선발투수의 기본 요건을 퀄리티스타트(이하 QS·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로 꼽는 이들이 많다. 6회까지 3점 이내로 막아준다면 팀이 앞서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뒤지고 있다 해도 충분히 역전 가능한 범위이기 때문이다.

2일 경기까지 8개 구단 중 선발투수들의 QS 성공률이 40%를 넘은 팀은 SK와 KIA, 롯데 정도다. 나머지 5개 팀은 40%에 미치지 못했고 일부 팀은 30%도 안되는 QS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그토록 선발 투수 보강에 공을 들였지만 대다수 팀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리그 전체 타자들의 힘이 세졌고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한국 리그 적응에 실패하면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카도쿠라(SK)와 사도스키(롯데), 나이트(삼성), 히메네스(두산) 등을 제외하면 외국인 선발 투수의 역할은 미미한 정도다.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깜짝 변신이 없다면 올해도 ‘선발 야구’는 일부 팀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