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쓴 잔 마신 ‘스타의 가족’
입력 2010-06-03 18:31
‘6.2 지방선거’에서는 TV의 유명세가 정치적인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직접 지방선거에 출마한 연예인이나 연예인 가족은 ‘스타파워’를 선거운동에 적극 활용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후보의 정책과 비전이 없는 상태에서 동원되는 ‘스타파워’는 득표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예계 ‘정치인 가족’ 탄생 실패=스타를 가족으로 둔 후보자들은 선거 기간 동안 큰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당선의 열매를 맛보지는 못했다.
심은하의 남편인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2%의 득표율로 전체에서 4위에 그쳤다. 현재 MBC 드라마 ‘김수로’에 출연 중인 탤런트 지성의 아버지 곽영표 전 여수정보과학고 교장은 전라남도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다.
현수막과 포스터에 아들 지성의 사진을 새기며 톱스타 마케팅을 벌였으나 5.5%의 득표로 4위에 그쳤다. 영화 ‘두사부일체’로 유명한 여배우 오승은의 시아버지인 박노열 한국진로진단연구소 대표는 대구광역시 교육감 선거에 나섰다. 오승은은 대구로 내려가 출근길 선거운동에 나섰으나 박 후보는 전체 표의 4.3%를 얻어 7위에 그쳤다.
그 외에도 서울 강동구 시의회의원에 출마한 탤런트 윤동환과 경기 성남시 시의회의원에 출마한 KBS 탤런트 김창봉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정치인 역량이 스타파워보다 우선=전문가들은 ‘스타마케팅’은 후보자가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은 되지만 득표로 연결되는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관심을 받고 유권자가 찍어주는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그 후보가 가진 정치적 비전과 철학, 정책”이라면서 “유권자들의 눈이 높아진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유명세만 갖고 정치에 입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예 활동 경력이나 연예인 가족의 존재가 단시간에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겠으나 그런 이미지가 궁극적으로 정치적 비전이나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선거란 정치적 비전과 정책을 보고 판단을 하는데, 연예인 출신이나 연예인 가족이라는 요소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면서 “예를 들어 지상욱 후보는 ‘심은하 남편’으로 규정됨으로써 관심을 얻었지만 결국 유권자들이 보는 것은 그 후보의 철학, 정책 등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이다. 이 부분이 유권자에게 설득되지 않았다면 연예인 가족이라는 배경은 정치인으로서 도약에 족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