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뛰어내린 삶 심판 앞서 팍팍한 현실 고치자
입력 2010-06-03 17:30
자살은 죄인가요? / 죠이선교회 / 김기현 지음
최근 기독교 월간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대한민국 40대의 특징을 조사하면서 ‘기독교인 29%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다소 충격적 결과를 보여줬다. 그만큼 우리 삶이 팍팍하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지만 교회의 자살 방지 노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현대 한국교회는 끔찍한 자살 행렬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에 대한 총체적 답변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자살에 대한 전통적인 교회와 기독교인의 궁금증에 대한 정면 돌파에 나선다.
자살은 죄인가. 용서받지 못할 죄인가. 자살하면 지옥에 가는가. 고통을 피하는 수단인가 등 4가지 핵심 의문에 대해 교리적 신학적 전통의 입장에서 해석을 시도한다. 그러나 단순 반복을 피했다. 대신 면밀한 성서적 재고를 담았다. 이를테면 토머스 아퀴나스가 자살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했지만 저자는 그 주장에는 동의하나 근거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책은 자살이 죄라는 것을 밝히면서 이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예방적 차원에서 강조돼야지 사후에 자살한 이를 두고 비방하라는 교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고압적 종교적 논조야말로 심한 증오와 혐오를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책 전면에 흐른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흐르는 교회 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자살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한 지역교회 목회자이기도 한 저자의 교회를 향한 안타까운 당부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살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가 선한 사마리아인이기보다는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펼치는 율법사 같지 않았는가”를 반문하며 “정작 죽음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와 벼랑에 몰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자”고 호소한다.
책은 자살이 갖는 정치 사회 교회적 문제를 전반부에서 살피고 성경이 자살에 대해 말하는 바를 설명했다. 또 자살과 관련된 까다로운 질문들을 교리적으로 꼼꼼히 풀어냈다. 결론 부분에서는 자살에 대해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