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말 속에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이 살아있네…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입력 2010-06-03 17:57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백창우 외/보리

권정생(1937∼2007) 선생은 경북 안동의 조그만 집에서 홀로 지내며 그림책 ‘강아지똥’, 청소년 소설 ‘몽실언니’ ‘점득이네’, 시집 ‘어머니가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등을 펴낸 한국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였다. 이오덕(1925∼2003) 선생은 40년 넘게 농촌 학교에서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했고, 퇴직 후에도 아동문학과 우리 말 살리기에 힘을 쏟은 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였다. 임길택(1952∼97) 선생은 탄광마을과 산골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시골 아이들의 소박하고 진솔한 모습을 담은 시와 동화들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따뜻한 시선으로 동심의 세계를 진솔하게 담아낸 이들의 시가 노래로 다시 태어나 아이들을 찾아간다.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는 시인이자 가수이며 작곡가인 백창우가 권정생 선생 등의 시를 노랫말로 삼아 만든 동요집이다. ‘권정생 노래상자: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우리집’ ‘이오덕 노래상자:노래처럼 살고 싶어’ ‘임길택 노래상자:나무 꼭대기 까치네집’에는 아이들의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을 노래한 112곡이 실렸다. ‘권정생 노래상자’에는 참꽃 나팔꽃 소 토끼 등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 등이 노랫말에 녹아 숨쉰다. ‘이오덕 노래상자’에는 ‘이놈의 공부, 백점은 따서 뭘 하나’ ‘우리 선생 뿔났다’ 등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노래가, ‘임길택 노래상자’에는 ‘영미’ ‘수경이, 그 가시나’ 등 선생의 시와 선생이 가르친 아이들이 쓴 시를 노랫말로 한 동요들이 담겼다.

음반 녹음에는 백창우와 오랫동안 노래활동을 함께 해온 ‘굴렁쇠 아이들’ 멤버들과 노래모임 ‘새벽’에서 활동한 윤선애 등이 참여했다. 각 노래상자는 음반 2장과 시, 악보, 추모글 등이 담긴 악보책 1권으로 구성됐다.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는 “이 노래를 들으면 마음에 사랑의 샘물이 고여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 노래들이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어린이들에게 좋은 길동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