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4대강 원위치 시킬 것”
입력 2010-06-03 01:35
현역 안상수 시장을 꺾은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2일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안상수 후보의 시정 실패를 심판하려는 시민들의 요구가 분출됐다”며 “4대강을 살려내고 남북관계를 화합으로 되돌려 인천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84년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뽑힌 송 당선자는 이듬해 집시법 위반으로 서대문 구치소에서 옥살이를 했다. 출소 후 인천에서 항만 하역노동자, 배관 용접공, 택시기사 등을 하며 7년 동안 노동운동을 했다. 불합리한 처우와 제도개선을 위해 서른에 사법시험에 도전, 97년 변호사가 됐다. 이후에도 인권과 노동 전문변호사로 뛰며 인천을 떠나지 않았다.
변호사로서 현실 참여에 한계를 느낀 그는 99년 인천 계양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안 시장에게 졌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설욕하며 금배지를 달았다. 17대에 이어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386의원들이 거의 낙선한 와중에 승리하며 3선에 성공했다. 2001년 정풍운동 주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 대북송금 특검 반대 등 소신 행보로 당내 ‘386 맏형’으로 자리 잡았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쓴소리를 자주 하는 그에게는 “거칠다” “잘난 척한다”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측근들은 소신을 굽히지 않는 ‘황소’ 같은 성격 때문이라고 변호한다.
송 당선자는 올 초까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그 징검다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했지만 당 지도부의 요청에 인천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그가 이번 승리로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군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성매매 의혹 등 네거티브 공세를 했지만, 수도권 광역단체장 야권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오히려 “여권이 천안함 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서 여당 내부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 당선자는 동북아 지역 전반을 이해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로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일어일문학과에 편입, 중국어와 일어를 공부했다.
그는 2014년까지 인천 10대 명문고 500억원 지원을 비롯한 교육예산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부평 미군기지를 공원화하고, 계양산 산림휴양공원을 만드는 등 친환경 녹색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남 고흥(47)△연세대 경영학과△전국택시노조연맹 인천시지부 사무국장△16, 17, 18대 국회의원△민주당 최고위원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