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판도 바꾼 ‘트위터의 힘’… 투표 독려 수단 작용, 젊은층 대거 투표장으로
입력 2010-06-03 08:55
대학생 이윤복(26)씨는 2일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에 접속했다. 친구의 트위터에는 ‘투표 안 한 사람들은 이외수 선생님한테 회초리 맞을 준비 하시게’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투표일을 깜빡 잊고 있던 이씨는 친구 메시지를 다른 트위터 친구들에게 퍼뜨린 뒤 투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140자 내의 단문 메시지 서비스인 트위터가 지방선거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트위터는 우리나라의 지방선거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짧은 문장들이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이들을 결집시킨 것이다. 젊은이들은 트위터를 이용, 선거에 대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쏟아냈고 서로 투표를 독려했다. 그 결과 진보 진영 후보들은 선전했다.
트위터는 2006년 미국에서 탄생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방성과 전파력이 크고, 사용이 단순해 접근성이 높은 트위터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후보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수단으로 널리 쓰이는 추세다.
선거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트위터를 새로운 선거 변수로 주목하고 있었다. 제한 없이 많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특성 때문이다. 작은 이슈 하나에도 민감하게 바뀔 수 있는 선거판도 속에서 트위터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젊은 유권자층을 노린 각 정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트위터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후보들의 트위터에는 젊은이들이 몰렸다.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에게는 4만9000여명의 팔로어(관심 있는 특정 인물을 따라다니며 글을 읽는 사람)가 생겼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는 1만1000여명의 팔로어가 등록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젊은층의 트위터 열풍을 막지는 못했다. 대학생 정영현(27)씨는 “전체 유권자 수로 비춰보면 트위터 이용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트위터로 소통하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