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 한나라당, 믿었던 서울마저 초접전 “끝까지 보자” 애써 태연
입력 2010-06-02 22:22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2일 오전 주소지 근처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당사 개표 상황실은 밤늦게까지 전국의 개표 진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후 6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보도되자 당사 2층에 마련된 상황실 곳곳에서 ‘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인천과 강원, 충남, 충북, 경남 등 격전지에서 근소한 차로 밀리거나 초경합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승리를 낙관했던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박빙의 차로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 대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동안 공개됐던 여론조사와 조금 차이가 있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출구조사나 예측조사가 (언론사마다) 다르니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굳은 얼굴로 텔레비전 화면을 응시했고 정병국 사무총장은 초조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상황실을 나서며 “경남과 서울도 결국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대표 등은 일찍 당사를 떠났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가 뒤지고 있다고 보도되자 일부 당직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상파 방송과 달리 YTN과 갤럽의 출구조사에선 인천과 강원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다.
당직자들은 “호남 지역에서 선전한 게 다행”이라며 “끝까지 지켜보자”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지만 한동안 가라앉은 분위기가 지속됐다.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당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