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 아들을 주연 캐스팅 영화 ‘베스트 키드’… 연기 ‘부전자전’
입력 2010-06-02 18:47
영화 ‘베스트 키드’의 원제는 ‘더 가라데 키드(The Karate Kid)’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 속에서 사용되는 무술은 가라데가 아닌 쿵푸다. 그럼에도 지금의 제목을 하게 된 것은 이 영화가 리메이크 영화이기 때문이다. 1984년 랄프 마치오와 팻 모리타가 주연해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동명 영화를 다시 만들었다. 당시에는 가라데가 소재였고 국내 개봉명이 ‘베스트 키드’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제목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새로 만든 ‘베스트 키드’는 중국 상하이로 무대를 옮겼다. 미국에서 이민을 온 드레(제이든 스미스 분)는 동네 중국 아이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한다. 두려움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드레 앞에 아파트 관리인인 한씨(청룽)가 나타나 드레를 도와주고 쿵푸를 가르쳐준다. 드레는 쿵푸대회에서 설욕을 꿈꾸며 본격적인 수련의 길로 들어선다.
이 영화는 과거의 히트작을 리메이크 했다는 점보다 출연배우 때문에 더 관심이 간다. 제이든 스미스는 할리우드 흥행 아이콘인 배우 윌 스미스의 아들이다. 윌 스미스는 이 영화의 제작자로 참여해 아들을 지원했다. 아버지의 후광 덕에 기회를 얻은 것이 사실이지만 제이든이 보여주는 연기와 액션은 좋은 점수를 줄만 하다.
여전히 액션스타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청룽의 변신은 영민하다. 그가 이번 영화에서 쿵푸를 구사하는 장면은 단 한 번뿐이다. 그럼에도 그가 녹슬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스승으로서 카리스마 덕분이다. 쿵푸의 절대 고수인 듯한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 팬은 청룽이 아직 현역으로 활동할 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쿵푸대회 액션 장면은 아이들의 대회임에도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약자가 훈련을 통해 강해지고 자신을 괴롭히는 강자와 대결한다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성인들의 격투처럼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긴박한 맛은 있다. 승부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영화의 아쉬운 점은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쿵푸를 통한 한 아이의 성장드라마를 담기엔 140분이라는 시간은 다소 과하다. 중간에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도 넣고, 한씨와 드레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장치를 넣었지만 마지막 대결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10일 개봉. 12세가.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