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 “진인사 대천명… 이제 담담하게 결과 기다리겠다”
입력 2010-06-02 18:42
6·2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로 일컫는 수도권 ‘빅3’ 광역단체장 유력 후보들은 전날 저녁까지 치열했던 선거운동을 마치고 운명의 날인 2일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투표에 임했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오전 7시10분쯤 부인 송현옥씨와 함께 종로구 혜화초등학교에 마련된 혜화 제2투표소를 찾았다. 오 후보는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서울시민 여러분이 이를 눈여겨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부인과 함께 남산 순환로를 산책하며 긴장감을 달랬다. 밤 9시 이후에는 세종로 프레스센터에 자리 잡은 선거캠프로 이동해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이들과 함께 개표 방송을 주시했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도 오전 7시10분쯤 마포구 용강동 제2투표소에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도착했다. 한 후보는 “이번 선거는 국민과 오만한 권력의 싸움이자, 국민이 주권을 찾느냐 마느냐의 한판 싸움”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높아지고 방송사 출구조사 등을 통해 오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나자 한 후보 측은 잔뜩 고무됐다. 한 후보 캠프는 당선을 확신하고 밤 9시부터 서울광장에서 ‘한명숙 서울시장 당선 축하 시민 한마당’ 행사를 준비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도 배우자와 함께 유권자의 일환으로 한 표를 행사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오전 7시쯤 부인 설난영씨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천경기병무청에 마련된 투표소에 나왔다. 김 후보는 지지 호소와는 별도로 “1인8표제를 직접 해보니 굉장히 문제가 많은 제도”라며 “특히 교육위원은 정당 등 기준이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많은 혼란을 일으킬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 밤 9시쯤 한나라당 경기도당에 나와 개표 방송을 시청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후보는 오전 9시 부인 한경혜씨와 대학생 딸을 동반해 고양 덕양구 화수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당도했다. 강행군으로 목이 잔뜩 가라앉은 유 후보는 “긴 선거운동을 마쳤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담담하게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오전 10시쯤 조계사에 마련된 문수스님의 분향소를 찾아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분신한 고인을 애도한 뒤 민주당 경기도당에 머물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시종 접전 양상을 보였던 인천시장 여야 후보들도 각자 비장한 표정으로 투표소를 찾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오전 7시30분 수행원들과 인천 계양구 작전동 안남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나와 선거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투표했다. 안 후보는 “인천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께서 꼭 투표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비슷한 시각 가족과 함께 계양구 계산4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 나왔다. 송 후보 역시 “인천의 미래를 위해 시민들께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녁에 안 후보는 부평구 부평동, 송 후보는 남구 도화1동에 있는 각자의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본부 관계자 및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 방송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