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서해서 대규모 연합훈련… 핵항모·잠수함 등 대거 투입
입력 2010-06-02 18:27
한국과 미국이 다음 주 서해에서 대규모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한 천안함 사태에 대한 양국의 군사적 대응 조치 차원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2일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 만큼 한·미 양국이 확실한 대북 억지 의지를 과시키로 했다”면서 “그 일환으로 우선 대규모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 계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무력시위는 8일부터 11일까지 서해 격렬비열도 북방, 덕적도, 어청도 해상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에 참가할 양국 전력은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와 핵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강습 상륙함을 비롯한 우리나라 한국형 구축함(4500t급, KDX-Ⅱ)과 1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F-15K 전투기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 측 전력은 3일 부산으로 입항하는 이지스 구축함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들어온다.
7함대의 핵심 전력인 조지 워싱턴호는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의 6번함으로 1992년 취역했다. 항모는 만재 배수량이 10만4000t에 달하며 FA-18 전투기와 조기 경보기(E-2C), 헬기 등 9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양국은 함포 및 항공사격, 잠수함을 이용한 수중사격 등으로 훈련을 한다. 합참은 훈련계획을 국립해양조사원과 해경 등 관련기관에 이미 통보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김성찬 해군총장과 피트 구마타오타오 주한 미 해군사령관이 만나 개략적인 훈련 일정을 협의하고, 최근 연합사를 통해 일정이 확정됐다”며 “포 사격과 폭뢰 투하, 통신검색 등 실전과 유사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무력시위는 1단계 무력시위와 2단계로 이달 말쯤 대잠수함 훈련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잠수함 훈련은 잠수함에서 어뢰를 발사하고, 구축함 등에서 수중의 적 잠수함을 격침하는 폭뢰 투하 등의 훈련도 함께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군사도발과 관련, 한·미가 대규모 무력시위를 하는 것은 76년 북한의 ‘8·18 도끼만행’ 이후 처음이라고 군은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미군의 압도적인 전력 전개에 놀라 유엔사 군사정전위에서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유감을 표명했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