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지도자 “안보·비전 위해 화합의 정책 펴길”… 지방선거 이후 당부 목소리
입력 2010-06-02 21:25
지방선거가 치러진 2일 교계 지도자들이 본보에 전해 온 메시지는 한결 같았다. ‘화합’과 ‘양보’로 서로를 보듬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것.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지 말고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너와 내가 되자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광선 대표회장은 “여러 공방이 있지만 국가 안보를 생각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단합해주길 바란다”며 “한국교회는 나라를 위해 계속 기도하면서 정부가 잘할 때는 지지를 보내고 잘못할 때는 예언자적인 쓴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전병호 회장은 “이제는 여야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펴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로 갈리지 말고 하나가 돼 6월을 평화의 달로 만들어나가자”고 호소했다.
목회자들은 이번 선거가 우리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는 “아기를 데리고 투표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선거 이후 적잖은 변화가 기대된다”며 “이긴 쪽에서 아량으로 반대편을 끌어안는 통 큰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인웅 덕수교회 목사는 “우리나라는 짧은 민주주의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에 길이 남을 지방선거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목회자들은 정치인들에게는 낮은 자세를 요구했다. 손 목사는 “결과에 승복하고 승리한 정당은 패배한 정당을 겸허히 섬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강병훈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 이사장은 “시대와 시민이 선택한 결정이므로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이사장은 이념과 정치적 이해를 떠나 의견을 나누는 대토론의 장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교회의 역할과 관련해 김병호 예장 개혁 총회장은 “기독교가 먼저 투명하게 바른말을 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본을 보이자”고 했다.
한편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는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침묵 피정에 들어갔으며,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은 선거 결과에 따른 민심 흐름을 지켜보자며 침묵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영대 이경선 지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