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선한 목자상’ 전남 매곡교회 정도성 목사

입력 2010-06-02 18:21


6월 5일은 ‘목회자의 날’이다. 목회자의 날은 목회자와 성도들 간에 막힌 담을 헐고 소통하는 날이다. 지난 16년 동안 ‘목회자의 날’ 운동을 펼치는 한국교회정보센터(김항안 목사)는 3일, 농촌목회를 해온 정도성(57·전남 매곡교회·사진) 목사에게 ‘올해의 선한 목자상’을 시상했다.

전남 고흥에서 생산된 햇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농촌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는 농촌목회를 해온 정 목사는 주일은 목회자이지만 강단에서 내려오는 순간부터 농부로 살아간다. 그가 매곡교회에 부임한 것은 1979년. 당시 1만원의 사례비로는 끼니 잇기도 힘들었지만 경운기를 타고 다니며 어린이를 전도했다. 교회에 온 아이들에게 태권도와 에어로빅을 가르치고 방과 후에 학과지도를 했다. 아이들의 부모를 초정해 농민교육을 하자 교인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농촌에서 태어나 지독한 가난을 겪은 정 목사는 농촌의 가난을 해결하지 않고는 교회 부흥도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회 형편에 맞는 자립방법을 생각했다. 새벽기도 중에 콩이 보였다. 매곡교회 인근에서 재배되는 콩은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소망하며 5년간 모아온 적금과 약간의 빚을 내어 매곡교회 부설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전통에덴식품’이란 상호도 등록했다.

그해에 생산된 콩을 원료로 사용했고 메주와 된장 간장을 만드는 방법도 모두 전통방법으로 했다. 정 목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어머니의 손맛’이 깃든 고유의 전통식품을 만들어냈고 매곡교회의 된장 간장은 곧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교회가 자립하자 정 목사는 복지관을 건립해 지역주민에게 장례식장으로 개방했다. 또 매주 두 차례 동강면 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에게 교회에서 정성껏 만든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으며 노인들의 가까운 여행길을 차량으로 도와준다. 부임 당시 8명이던 매곡교회 성도들은 현재 180여명으로 성장했다.

한편 한국교회정보센터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기도 수원 흰돌산기도원에서 ‘목회자의 날’을 기념하는 ‘목회자 부부 영적성장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엔 2000여명의 목회자 부부가 참석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