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 高환율 3분기까지 간다”

입력 2010-06-02 17:57


환율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외환딜러들은 최근의 환율 급변동세와 관련, 오는 3분기 말까지 1200원대의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들은 이익을 얻지만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앙등이 걱정된다. 또 유학생 부모나 올 여름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환율 4분기쯤 내림세로 돌아설 듯=2일 상당수 외환딜러는 3분기까지 금융시장의 불안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에 머물다가 연말쯤 115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정미영 리서치팀장은 “3분기에 만기 도래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가 2분기보다 늘어나는 만큼 유로존의 채무조정 위기감이 높다”면서 “9월 말까지 환율이 1200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선물 정성윤 과장은 “현재의 달러 강세는 유로화의 폭락 때문”이라면서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 등 금융위기가 차츰 번지고 있는 분위기여서 오는 9월까지 환율은 1100∼1250원 선까지 변동폭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외국은행 지점에 대한 규제 강화도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선물 정경팔 시장분석팀장은 “외은 지점은 우리나라 달러 조달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데 단기 차입을 규제할 경우 달러 유입이 경색돼 환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정부의 외환규제 방침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31.5원에 마감, 전날보다 14.05원 상승했다.

◇달러 필요시 분할 매수, 환전수수료 아껴야=고환율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장 해외송금이나 환전이 필요한 유학생 부모와 여행객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해외 송금 시 최소 금액만큼만 분할 송금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몇 달 뒤 송금할 일이 있어 미리 외화예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라면 한꺼번에 전액을 환전하지 말고 시차를 두고 일정 금액씩 쪼개 넣는 것이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줄일 수 있다.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달러를 사는 평균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환전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주거래은행을 찾는 것이 좋다. 같은 은행의 지점이라도 점포별로 우대율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자신이 주로 거래하는 은행 지점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객 등급에 따라 최대 80%까지 환전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은행 우수고객이 아니라면 인터넷 환전 공동구매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환전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시중은행 홈페이지의 환전클럽에 가입한 뒤 일정 인원이 모였을 때 일정 금액을 환전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환전 공동구매를 하는 고객들에게 최저 10%에서 최고 70%까지 수수료 할인 혜택을 준다.

우리은행은 월 2회(1∼15일, 16일∼말일) 공동구매 기간 내 환전 신청을 하면 신청고객 수와 금액에 따라 최고 70%까지 할인해준다. 급하다고 해서 공항에 입점해 있는 은행 지점에서 환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공항 환전 창구는 일반 점포보다 환전수수료가 2배 정도 비싸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