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원료 자급률 높이기 안간힘

입력 2010-06-02 20:19


철강업계가 철광석 등 원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로 철광석 값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안정된 원료 수급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동부제철은 지난달 26일 한국광물자원공사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업체 케르마스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북부 스톱버그 광산의 철광석 및 티타늄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3사는 현지에 공장을 지어 2013년 1단계로 연간 총 120만t의 선철(쇳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동부제철과 광물자원공사는 이 중 선철 60만t을 공급받게 된다.

현대제철 역시 같은 달 12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자원개발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해외 광물자원 상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철광석, 유연탄, 석회석 및 희유금속 광산 개발과 제련공장 건설 등도 공동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는 2014년까지 원료자급률 50% 달성을 위해 올 하반기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며, 베트남에도 일관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호주 서부 로이힐 광산(매장량 24억t) 철광석 개발지분도 일부 확보했다.

또 세계 최대 원료 공급사 발레와 합작법인을 세운 동국제강은 브라질 현지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후판 원재료인 양질의 슬래브를 직접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동국제강은 이르면 연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철광석 공급사가 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고, 계약도 연간 단위에서 분기단위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단위 철광석 계약가격은 t당 60달러 안팎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브라질 발레, 호주 리오틴토·BHP빌리턴 등 ‘빅 3’ 원료 공급사들은 철강업계에 지난해보다 100%가량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빅 3는 또 올해부터 기존 연간 단위 계약방식을 현물가격 기준 분기별 계약으로 바꿨다.

실제 일본 철강업계는 최근 호주 철광석 1분기 계약가격을 t당 120달러에 합의했고, 포스코는 105달러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9월 t당 85달러이던 세계 철광석 단기거래(스폿) 평균가격도 지난 4월 183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일 “철광석 등 제철용 원료시장은 일부 대형 업체들의 독과점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원료 확보와 공급처 다변화가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