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4-3-3’으로 ‘무적함대’에 맞선다… 6월4일 스페인과 평가전
입력 2010-06-02 22:22
한국 축구의 현주소는 과연 어디인가. 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이끄는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3월3일),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5월16일), ‘영원한 라이벌’ 일본(5월24일)을 나란히 2대0으로 격파할 때만해도 한국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전망이 밝았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벨라루시와의 평가전에서 0대1로 무기력하게 패한 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허정무호’의 전력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이자 남아공 월드컵 우승후보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정면충돌한다.
한국은 4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스페인과 평가전을 갖는다.
결전의 땅인 남아공 입성을 하루 앞두고 치르는 이번 평가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월드컵 개막을 1주일 앞둔 허정무호의 마지막 모의고사이자 최종 엔트리(23명)를 확정하고 나서 치르는 첫 A매치이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를 가상하고 치르는 이번 평가전은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FIFA 랭킹 1위)과 함께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스페인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우승하는 등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중원의 주축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 원톱 공격수 다비드 비야, 탄탄한 방어벽을 친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 헤라르드 피케(이상 FC바르셀로나) 등 화려한 멤버를 자랑한다. 또 ‘거미손’ 이케르 카시야스와 오른쪽 풀백 세르히오 라모스, 사비 알론소(이상 레알 마드리드)도 무적함대의 일원이다. 여기에 오른쪽 날개 다비드 실바(발렌시아)와 재활중인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 등도 무적함대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는 이들 모두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선수들을 다양하게 시험한다는 차원에서 비야, 이니에스타, 라모스 정도만 선발 출장시키고 1.5군으로 한국전에 임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뛸 정예 멤버들을 총출동시킨다.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의 가상전인 관계로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 대신 중앙을 두텁게 하는 4-3-3 시스템으로 스페인전에 나설 예정이다.
허 감독은 “팀을 우선 점검하고 세계 최강팀인 스페인과 경기를 한다면 우리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다”며 “느끼는 점도 많아 본선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이 배우겠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