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뜻모아 단군상 철거… 서울 신석초 300여명 찬반투표 통해 결정
입력 2010-06-01 21:10
학부모와 교사들의 의지에 의해 단군상 철거가 이뤄지게 됐다.
서울 신수동 신석초등학교(교장 이갑희)는 지난달 27일 학부모와 교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군상 존치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존치 반대 231표, 존치 찬성 5표로 단군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교 주체의 투표로 단군상 철거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 관계자는 “단군상 건립이 학교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뤄졌고 존치 요구 또한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 학생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교육자의 입장에서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기증 단체인 홍익문화운동연합(홍문연)이 단군상 존치를 위한 설명회를 요구해옴에 따라 찬반투표를 실시하되, 양측이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승복하기로 문서화했다. 학교 측은 학교 재건축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학부모 설문조사를 2회 실시했으며, 이번 철거 결정에 따라 홍문연 측이 3일까지 철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문연이 벌이고 있는 전국적인 단군상 설치 노력은 타격을 받게 됐으며, 단군상 철거를 위한 기독교계의 대응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장 고신 총회 대책위원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특별위원회, 바른문화운동국민연합 등은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단군상 철거 운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바른문화운동국민연합 이기영 사무총장은 “홍익문화운동연합 등의 단체가 1998년 12월부터 국내외 369곳의 초등학교와 공원, 거리 등에 단군상을 세웠으나 교계의 철거 운동으로 현재 230여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