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결국 퇴진하나… 지지율 추락

입력 2010-06-01 00:17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일본 정국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금명간 하토야마 총리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 안에서 이전하기로 최종 결정한 뒤 하토야마 내각과 민주당은 지지율 급락이라는 메가톤급 후폭풍에 직면한 상태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연일 내각과 정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수준에 육박한 10%대로 곤두박질쳤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민주당 참의원 의원회장은 전날에 이어 1일 오후 다시 회동했다. 세 사람은 하토야마 총리의 진퇴를 포함한 정국 타개 방안을 30여분간 논의했으나 결론 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회동 뒤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던 오자와 간사장이 2일 이후로 일정을 미뤄 추가 의견 조율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거듭 “온 힘을 다해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언급해 사임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퇴진 요구 목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어 언제까지 총리직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특히 7월 참의원 선거에 출마키로 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현재의 총리 체제로는 참패할 게 뻔하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자민당 등 야당도 중의원에서는 내각불신임안을, 참의원에서는 총리 문책 결의안을 낼 계획이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중의원에선 내각불신임안 통과가 어렵다. 하지만 겨우 과반을 유지하는 참의원의 경우 민주당 안에서 2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오면 총리 문책결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 문책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가결될 경우 하토야마 총리로선 결정적인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한편 민주당과의 연립 정권에서 탈퇴한 사회민주당은 향후 하토야마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나 총리 문책결의안이 의회에 제출될 경우 찬성표를 던진다는 입장을 확정,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