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어뢰 맞은건 천안함 아닌 민주당”

입력 2010-06-01 00:19


6·2 지방선거는 참여정부 인사가 대거 후보로 나서며 전·현 정권 간 말싸움도 그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다. 천안함 사태, 무상급식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등 사안별로 대립하면서 상호 간 막말 공방 역시 가열됐다.

거친 말싸움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야4당 단일 후보로 결정된 후 본격화됐다. 한나라당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유 후보가 야4당 경기지사 후보로 선정된 지난 13일 “지난 5년간 국정을 파탄 낸 친노·무능·경제발목잡기 세력의 부활 시도가 본격화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명숙, 이광재, 안희정 등 민주당 후보의 면면을 보면 무늬는 민주당이지만 실질은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5년 뒤로 돌리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에 대해서는 “위장 무소속”이라는 논평을 냈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유 후보가 김진표 의원을 꺾은 것에 대한 당혹감이 민주당 내부에서 표출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어뢰를 맞은 것은 천안함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며 당의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서는 안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공방이 오갔다. 한나라당은 지난 17일 중앙선대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북한과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이어 여론의 눈치를 보며 멈칫거리더니 이제 북한 관련설이 현실로 다가오자 음모론 등을 제기하며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 유세에 나선 지도부의 말실수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경남 함안군 지원 유세에서 “아버지는 기호 ‘가’, 어머니는 ‘나’, 아새끼는 ‘다’를 찍도록 훈련을 잘하기 바란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후보 개인을 겨냥한 공격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달 방송 토론회에서 “외국에서 온 조사단도 모두 천안함이 북한의 중어뢰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하는데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유시민 후보 두 사람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