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가 최고 2000 간다”… 증권사들 맹목적 장밋빛 전망

입력 2010-06-01 21:09


1490∼2000. 증권사들이 내놓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다.



1일 증권사들은 하반기 증시 흐름이 상저하고(上底下高) 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약세 후 4분기 강세로 전환한다는 것. 3분기 증시의 발목을 잡는 주범은 글로벌 경기 모멘텀(추동력) 둔화다. 보통 6개월 후 경기 가늠자로 활용되는 경기선행지수(전년 동월비)는 중국이 이미 지난해 11월, 한국은 올해 1월,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여기에 기름을 붓고 증시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계속되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시달리는 중국이 고강도 긴축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그러나 4분기부터 증시 상승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력은 기업들의 돋보이는 성적이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순이익 증가율(전년 대비) 예상치는 64.8%로 선진국(33.2%)이나 신흥시장(30.4%)의 2배 수준”이라며 “이를 초과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속도는 떨어지겠지만 세계 경기회복은 유지되면서 글로벌 소비가 증가하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유럽에 투자하기가 불안해진 글로벌 자금들이 포트폴리오를 손질하면서 성장세가 견실한 신흥시장, 그 중에서도 한국을 특히 주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하반기 추천 종목은 글로벌 소비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기전자(IT),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 철강, 화학 등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하반기 글로벌 경제를 너무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제 입맛대로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저금리와 유동성만 가지고 증시 상승을 논하긴 어렵다”며 “증권사 내부에서도 투자전략 부서와 경제해석 부서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기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