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표참여로 국가주인의 힘 보여줘야
입력 2010-06-01 17:51
6·2 지방선거 투표일을 맞아 주권자의 의미를 되새긴다.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최고의 힘을 가진 사람들, 바로 국민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자 역시 국민이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이지 진정한 주인은 아니다. 국민이 주권자의 힘을 보여주는 통로가 투표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상냥한 미소를 띠면서 머슴처럼 일하겠다고 고개 숙이는 것도 주인들이 갖고 있는 표의 위력 때문이다. 국민이 모처럼 국가의 주인 대접을 받는 때가 선거운동 기간이다.
반면 선거가 끝나면 국민을 섬기며 머슴처럼 일하는 정치인을 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 소속 정당 또는 계파 보스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하거나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사례도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 대신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직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정치인들을 솎아내고, 국민에게 봉사할 정치인들을 뽑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선거다. 나 한 사람 투표에 참여한다고 정치권의 못된 행태가 바뀌겠느냐는 회의가 들 수도 있으나 투표 외에 정치권을 정신 차리게 할 수단이 없다.
올 지방선거는 천안함 폭침이라는 대형 사건에 각종 지역 이슈들이 매몰되고,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스타 후보’가 없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때문에 50%를 가까스로 넘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투표율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민 실생활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선거인 만큼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옳다. 주민이 투표를 외면하면 지방자치의 미래도 암울하다.
3년 전 미국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YOU’를 선정한 바 있다. 지금까지 세상을 바꿔왔고, 앞으로 세상을 바꿔나갈 주체 역시 개개인이라는 뜻이다. 3885만1159명의 유권자들이 오늘 투표장에 나가 한 표를 행사하기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움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