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타인 위한 축복의 배려

입력 2010-06-01 18:00


어느 수필가의 글에 있는 이야기다. 서울 신설동에서 봉천동으로 이사할 때였다고 한다. 신설동 집안의 복이 계속 자기네를 따라오게 하려고 방마다 창호지를 북북 찢고 청소도 대충 했다. 복이 그 집이 싫어서 자기를 쫓아오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봉천동 집에 도착해서 빈 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런데 이 집은 깨끗이 청소되어 있고 창호지도 멀쩡했다. 그리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이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 집에 오셔서 부디 행복하게 사세요. 방마다 연탄불을 피워 놓았습니다. 방 하나에 연탄 두 장씩이면 온종일 따뜻합니다. 저는 다음 주소로 이사를 갑니다. 혹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축복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축복의 말 한마디가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고 위로해준다.

이광호 목사(도봉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