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선교사 윤리문제..선교사 윤리위원회 본격 가동되나

입력 2010-06-01 17:04


[미션라이프] 한 명의 훌륭한 선교사로 인해 한국 선교계는 물론 기독교계가 칭찬을 받는다. 그동안 이름 없이, 빛없이 복음을 전한 무수한 선교사들로 인해 ‘선교 한국’은 가능했다. 그러나 반대로 한 명의 선교사가 한국 선교계 전체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속담과 같이 윤리적으로 그릇된 처신을 한 선교사로 인한 파장은 크다. 지금 한국 선교계에는 이같은 ‘미꾸라지 유형’의 선교사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서울 동작경찰서는 10여 년간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한 선교단체 S목사에 대해 준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서울 동작구에서 단체를 결성한 후 그동안 6명의 20대 여성 신자들을 수십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인 선교사역의 전문가로 알려진 S목사의 사건으로 인해 한국 선교계는 적지않은 피해를 보았다.

#올 1월 일본 이바라키현경 수사 1과와 츠쿠바 중앙경찰서는 한 종교법인 대표인 P목사를 준강간 용의자로 체포했다. 한 교회의 책임자이자 선교사였던 용의자는 3년 전 이바라키현 츠쿠바시내의 교단 시설에서 당시 신자였던 20대의 여성을 추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P목사 사건은 지금 일본내에서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그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운 일본 목회자들의 허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한인선교사는 P 목사 사건으로 인해 일본내 한인 선교사들의 신뢰도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2만1000명 선교사 파송 현실에서 선교사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들이 심심찮게 발생되고 있어 한국 선교계의 정화 노력이 절실하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사건이 터지면 그 상처는 상상을 초월한다. 혐의가 있건 없건 사건이 알려질 때마다 그동안 쌓아온 한국 선교사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31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몇 가지 안건을 처리했다, 그중 선교 윤리위원회 경과보고가 눈길을 끌었다.

윤리위원회는 지난 2월 KWMA 산하 상설기구로 설치돼 선교사 관련 윤리 사고 예방 활동을 해왔다. 특히 최근 발생한 선교사 윤리 사건으로 한국 선교 이미지가 실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적절한 대응과 처리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정국 사무총장은 “동남아 지역 등에서 한국 선교사들이 좋은 이미지를 쌓아오다가도 윤리 사건이 발생하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 선교사의 일이 한국 선교사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윤리위원회 기능 강화를 위한 방안들이 제시됐는데 은퇴한 경찰이나 법무사, 상담가 등을 추천 받아 선교지에서 사건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활용하자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조사와 사후 처리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외국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선교사에 대해서는 치리와 면직, 재교육 등을 통해 치밀히 관리한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