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이렇게…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 노주석씨 “영업사원 시절 경험서 아이템 찾아”
입력 2010-06-01 17:38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인생 2모작’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시니어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울러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20∼30대 젊은이들도 창업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추세다. 창업에 성공한 두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시니어 창업은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 2008년 8월 경기도 안양 성결대 앞에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을 오픈한 노두석(56)씨는 “실패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억원 이하의 소자본 창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18년간 출판사에서 영업을 담당했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업무 특성상 술자리가 잦고 출장도 많았다. 아내와는 서로 얼굴 볼 시간도 없었다. 2000년대 들어 출판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더 이상 희망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사표를 냈다.
창업 아이템을 찾던 노씨 머릿속에 20일간 지방출장을 갔던 때가 떠올랐다. 급하게 점심을 때우려고 도시락전문점을 찾았는데 저렴한 가격에 비해 의외로 맛이 괜찮았던 것.
업종을 정한 노씨는 인근 점포를 돌아다니며 시간대별 매출, 주변 상권, 서비스 질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저렴하면서도 메뉴가 다양해 유치원생부터 70대 노인까지 고객층이 다양한 점, 직접 식재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돼 영업 준비에 부담이 없는 점, 테이크아웃 방식이니 매장이 작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노씨는 “한 점주가 주식 투자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됐다가 10년간 점포 운영하면서 집도 사고 자녀 대학 교육까지 마쳤다고 하더라고요. 확신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18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쌓은 안목을 믿기로 했다.
노씨는 인천 집과 가까운 안양 성결대 인근에 33㎡(10평)규모의 매장을 얻었다. 점포구입비 1000만원과 인테리어 5500만원, 교육비와 가맹비 등을 합쳐 1억원이 들지 않았다. 주변에 식당이 적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학생이 드물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씨는 하루 평균 8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성수기와 비수기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성수기 매출이 비수기에 떨어지는 매출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한다. 노씨는 “시니어 창업은 경험이 없는데다 실패하면 재기하기 힘들기 때문에 본인의 경력과 취미를 잘 판단해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