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언비어 일제수사

입력 2010-06-01 01:00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근거 없는 의혹들이 확산되자 경찰이 일제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인터넷에 ‘남한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유언비어를 유포한 네티즌을 수사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네티즌은 지난 26일 유명 포털 사이트 카페 게시판에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총리, 한나라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선제공격을 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성동경찰서는 이날 오후 성수동 한 대형마트와 옥수역 근처 등에서 천안함 사태의 증거가 조작됐다는 내용의 유인물 300여장을 수거했다. 이 유인물 한 면에는 ‘천안함 증거조작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지방 선거용 북풍조작 당장 중단하라’는 문구가 웃고 있는 강아지 모습과 함께 담겨 있다. 다른 면에는 이 대통령이 웃는 모습과 ‘1번 찍으면 전쟁난다 6월 2일 투표하자’ ‘최근 들어 교전 앞두고 전방의 군인들 영정사진 촬영 급증’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오전 11시30분쯤에는 서울 견지동 조계사 맞은편 한 건물에서 박모(51)씨가 건물 외벽 11층 계단 난간에 매달려 천안함 등 안보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유인물을 뿌려 경찰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노원경찰서도 지난 29일 한국청년연대 등 30여개 시민단체 공동 명의로 작성된 ‘천안함 사건 짜맞추기 결과 믿을 수 없다’는 제목의 유인물이 한 아파트 단지에 유포돼 이들 단체를 상대로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신길동 지하철 1호선 신길역 등에 ‘천안함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제목의 유인물을 부착한 오모(48)씨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오씨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인물과 CD를 통해 “천안함 사건은 함체가 전진해 기뢰를 빨아들이면서 암초에 부딪혀 폭발한 것”이라며 “북한이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퍼트리거나 천안함 생존 장병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11명을 조사 중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