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은 재앙’ 8월까지 장기화 우려… 원유 차단 캡 씌우기로 피해규모 최대 1000억불
입력 2010-05-31 18:51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태가 오는 8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피해 규모만도 1000억 달러(약 119조원)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겐 최대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뉴 플랜(New plan) 가동=‘톱 킬’ 방식의 원유 유출 차단에 실패하자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뉴 플랜’을 세웠다. 로봇 잠수정을 투입해 손상된 수직 파이프를 절단하고, 그 위에 차단 캡을 덮어 이를 통해 원유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작업은 이르면 31일부터 시작돼 4∼7일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응은 벌써부터 회의적이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원유 유출 사태가 감압유정 설치작업이 마무리되는 8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는 첫 번째 감압유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BP에 2개의 감압유정 굴착을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 지시에 따라 해안경비대 방제팀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 규모=CNN머니는 “최소 2000만 갤런의 원유가 멕시코만을 뒤덮으면서 세계 29위 규모인 이곳의 핵심 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라며 “피해 규모는 최소 140억 달러에서 최대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1240억 달러 규모인 멕시코만의 석유산업은 시추 금지조치가 다음달까지 계속될 경우 최소한 1억3500만 달러의 피해가 예상된다. 24억 달러 규모인 루이지애나주의 어업도 어로 금지구역이 전체 해역의 25%를 넘어서면서 타격이 심각하다. 관광수입이 연간 600억 달러인 플로리다주의 경우 예약 취소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생태계 피해는 엄청나다. 유출된 원유는 대부분 해양생물 보호구역과 조류 서식지까지 뒤덮었고, 생태 피난처 일부에선 아예 생명체가 사라졌다. 최대 7개에 이르는 허리케인이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 규모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BP의 경우 작업 비용으로만 이미 9억3000만 달러를 지출한 상태다. 추가로 유출구 차단작업 등을 시행하면 전체 지출액이 3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