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단 원유까지 절도… 국영사 송유관서 빼내 밀매 군자금 충당
입력 2010-05-31 18:51
멕시코 마약조직들이 막대한 자금을 챙기기 위해 매설된 송유관에서 원유와 가솔린 등을 몰래 뽑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지역일간 애리조나 리퍼블릭은 30일(현지시간) 멕시코 마약조직들이 국영석유회사 페트롤리우스 멕시카노스(페멕스)의 송유관에서 석유 등을 빼내 국내 제조업자와 운송업체는 물론 외국의 정제소에 팔아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마약조직의 석유 절도로 페멕스는 2008년 한 해 동안 7억1500만 달러(약 85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마약조직들은 이 돈으로 무기를 사거나 정부 관료에 뇌물을 주거나 정부가 벌이는 ‘마약과의 전쟁’ 대응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그동안 페멕스는 이 같은 절도사건을 막기 위해 방지책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절도사건이 2004년 102건에서 지난해 462건으로 4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도난당한 석유량은 8422배럴(130만ℓ)로 집계됐다.
한편 멕시코시티 서남쪽 탁스코 인근에서는 이날 마약조직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20여구가 깊이 180m의 구덩이 속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멕시코에서 마약조직들은 세력권을 다투는 다른 조직원들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깊은 골짜기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스페인뉴스통신사(EFE)가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