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외교부 2차관 訪美… 속도내는 ‘유엔 천안함 외교전’

입력 2010-05-31 21:28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중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회부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하고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은 31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천 차관은 워싱턴에서 미국 국무부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국제 기구를 담당하는 윌리엄 번즈 정무차관을 만날 예정이다. 또 유엔 안보리 주요 이사국 대사들과도 접촉을 시도하며 공조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 차관은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으로 가 안보리 외교전을 이끌 계획이다. 천 차관은 안보리 상임이사국뿐만 아니라 의장국인 멕시코 등 주요 비상임이사국 대표들을 두루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천 차관의 방미 협의 내용 등을 토대로 안보리 회부 시기를 확정키로 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회부 시점과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천 차관이 본부의 지침을 바탕으로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국과의 협의를 통해 우리 정부 입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천 차관의 뉴욕 체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2∼4일 중 천안함 사태가 안보리에 공식 회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북정책 결정에 영향력이 큰 미국과 유럽의 의회 인사들과 전직 고위 관료의 방한도 이어지고 있다. 짐 웹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웹 위원장은 지난주 미 의회가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지지하며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전략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 등을 위해 미 의회가 지속적인 협조와 지원을 해 달라”면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미 의회가 보여준 관심과 지지, 웹 위원장의 대북 규탄성명 발표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웹 위원장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제 조사단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미 의회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도 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의원외교 차원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남북한을 방문해왔지만 올해는 북한 방문을 취소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한반도 전문위원 3명도 이번 주 중 한국을 찾는다. 전직 고위 관료 중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방한이 눈에 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